Tuesday, July 21, 2009

Korean News Article (in hangul, of course)

‘엄마찾아 삼만리’ 美입양인 한슨 씨




"하루 속히 엄마를 찾아 '어엿하게 성장해 행복하게 살고 있으며 모든 것을 용서한다'는 마음을 전해주고 싶어요."
올해로 여섯번째 한국을 방문, '엄마 찾아 삼만리' 여행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 입양인 킴 한슨(41.여) 홀트 인터내셔널(미국) 이사는 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친모를 찾게되면 맨 처음 하고 싶은 말"에 대해 "날 낳아준 것에(for giving me a life)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버림 받은 것에 대한) '용서(forgiving)' 의미도 담겨있느냐"고 묻자 "엄마를 찾는 이유 중 하나는 이처럼 어엿하게 성장해 행복하며 모든 것을 용서한다는 말을 들려주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일에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있는 웨스트 커스터머 매니지먼트 그룹 회장인 남편 존 한슨과 세 아이를 데리고 연합뉴스 한민족센터를 방문했었다.
그는 출생 후 5개월 만인 1967년 10월 23일 서울의 한 주택가에 버려졌다가 시립 미아보호소와 서울시 화성영아원 등을 거쳐 1971년 9월 국내의 한 입양기관에 의해 미네소타주의 한 가정에 입양됐으나 1년 만에 양부모의 사정으로 홀트 아동복지회를 통해 딸 하나를 둔 다른 가정(앤더슨家)에 재입양됐다.
한슨 이사는 1989년 네브래스카 주립대(휴먼ㆍ가족서비스 전공) 졸업 후 2006년 홀트 인터내셔널에 입사, 현재 이사로 재직 중이다. 남편과는 1990년에 결혼해 딸 에리카(18.예비대학생), 아들 테일러(15.고2) 외에 98년 한국서 입양한 막내 딸 코라(11.예비중학생) 등 "모두 우등생인" 2녀 1남을 두었다.
그는 오마하의 입양가족들을 위해 공항에 도착하는 아이들을 안내하는 영접인(greeter) 역할을 주로 맡고 있다. 수 년 전에는 자신이 직접 3명의 아이를 미국으로 데려가 양부모에게 인도해주기도 했다.
그는 2005년 한국 홀트의 창립 50주년 기념식 참석차 처음 방한한 이래 해마다 크리스마스 때면 한국을 찾아와 중증 장애인 수용시설인 홀트 일산복지타운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홀트 아동복지회의 위탁모를 위한 송년 파티 등을 열어주기도 한다.
아메리칸 인디언을 연상시키는 구릿빛의 강인한 모습의 그는 지난 날을 회상하며 내내 웃음을 지었지만 얼굴의 한 켠에 드리워진 지워지지 않는 그늘의 깊이까지 감추지는 못했다. 특히 친모를 찾을 수 있는 18세 이후 왜 바로 방한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감정을 정리하려는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경제적인 이유가 컸어요. 여행 경비도 없이 무작정 올 수 없었지요"라고 말하는 그의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18세 때 안경점에서 일하던 양부가 세상을 뜨게 되자 전화회사 마케팅부에서 일하던 양모(63.현재 퇴직)가 가정을 꾸려나가느라 어려움이 만만치 않았다고.
"이젠 어떠한 분노의 감정도 남아 있지 않아요. 평생을 죄의식 속에 살아가실지도 모르는 생모의 마음을 편하게 해드리기 위해서라도 엄마 찾기 여행을 멈출 수 없어요. 또 아이들에게 할머니를 비롯한 친척을 소개해 주고, 제가 어떻게 엄마와 헤어지게 됐는지 등에 대해 설명해 주고도 싶고요."
한슨 이사는 이 같은 열망에도 불구, 입양 직전 찍은 사진 외에 자신의 신원에 대한 자료가 거의 없는 데다 입양기관에 보관된 서류상의 이름, 생일 등 출생 또는 기아 등에 대한 기록도 부정확해 뿌리 찾기 작업이 사실상 한계에 봉착하게 되자 마지막 수단으로 언론사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홀트아동복지회 입양가정지원센터의 설은희 사회복지사는 "화성영아원에서 받은 아동조사서의 생년월일(67.5.8)과 이름(김미성)이 사실과 부합하는지 알 수 없고 출생지도 '미상'으로 돼 있다"고 말했다.
그의 가족은 여섯번째 방한에서 이렇다 할 소득을 올리지 못한 채 4일 귀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 여행이 무언가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는 큰 딸 에리카 양의 말처럼 그의 가족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들의 이 같은 확신은 70년대 중반 수많은 TV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추억의 애니메이션 '엄마 찾아 삼만리'(원작 에드몬도 데아미치스)를 연상시킨다.
어린 소년 마르코가 엄마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아페니니 산맥(이탈리아)과 안데스 산맥을 넘어 맹수가 득실대는 아르헨티나의 팜파(대평원)를 종단, 끝내 엄마와의 재회에 성공한 것처럼 생모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 병을 앓아 온 한슨 이사도 친모 상봉의 꿈이 이뤄질 때까지 오마하와 서울 간 왕래 여행이 계속될 전망이다. 출생 이후 입양되기까지 4년 반 남짓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문의 ☎ 서울 홀트아동복지회'(02-322-8104,8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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